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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피식 컨텐츠ㅋㅋ

불행하다 생각될때 다시한번 보자.

허지웅이 말하는 불행의 인과관계

 

 

 

얼마전 당장 읽어야 할 책이 생겼는데 인터넷 배송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급히 서점에 갔다. 

다행히 그 서점엔 찾던 책의 재고가 있었고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계산을 하고 서점을 나왔다.

그런데 성가신 일이 발생했다.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니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 것이었다.

 

 

서점 직원의 실수로 무료 주차 처리가 안된 것 같아 직접 결제를 하려는데 하얀 차 한 대가 주차장 출입구 쪽으로 들어왔다.

순서를 양보하고자 후진을 했는데 상대 차량은 꼼짝하지 않았다. 공간이 충분했는데도 말이다. 초보운전인지 아무래도 운전이 서투른 사람인가 싶어 차를 좀 더 뒤로 빼주던 도중 빠박하고 뒷문이 긁히는 소리가 났다.

'어라?  닿을 거리가 아닐 텐데...'

차에서 내려 확인해보니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던 곳에 철제 장비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내 차엔 그렇게 꽤나 큰 흠집이 생기고 말았다.

 

집으로 향하는 내내 머릿속이 먹구름이다.

'상대 차량이 운전이 좀 더 능숙했더라면...'

'애초에 주차비 정산을 제대로 해줬더라면...'

'대체 누가 거기에 장비를 둔 거야'

'아니 차라리 서점을 가지 말걸 그랬나'

 

 

불행한 일을 겪게 되면 우리는 불행의 인간관계를 하나하나 따져보며 책임을 돌릴 가장 그럴싸한 대상을 찾기 시작한다. 그래야 다음에는 이 불행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세상에 수없이 많은 불행들이 모두 뚜렷한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됐을리 없다.

20대 시절 연애에 실패했을 때도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계속 만났을 텐데...'

그러나 숱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 뒤에 알게 된 것은 사람 마음이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특정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거나 해서 불행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앞으로 다신 안그럴게...'

 

모든 일에 인과관계에서 명확한 건 오직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 뿐. 나머지는 복잡하게 얽힌 실 타레나 마찬가지 이 안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요컨대, 불행을 가져온 원인에 집착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불행의 인과관계를 찾으려 애쓰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것 때문이 아니다 벌어질 일이 벌어진 것뿐이다 그러니까 괜찮다

탓할 누군가를 찾으려고 애쓰는 대신, 수습하고 감당하고 다음 일을 하자.

내일은 차를 수리하러 가야겠다.

 

 

 

 

 

 

 

출처 : https://aagag.com/issue/?idx=807839 

 

허지웅이 말하는 ‘불행의 인과관계’

허지웅이 말하는 ‘불행의 인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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